온라인 장보기가 일상이 되면서 사람들은 예전처럼 주말마다 대형마트에 가지 않습니다. 생수와 휴지, 세제 같은 무거운 생필품은 앱으로 주문하고, 필요한 식재료도 새벽배송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반 대형마트는 예전만큼 성장하지 못하는데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같은 창고형 할인점은 오히려 잘되고 있습니다.

최근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의 한 달 합산 결제 추정금액은 1조45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일반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과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더 재미있는 점은 소비자가 창고형 마트에 한번 방문하면 꽤 큰돈을 쓴다는 것입니다.

카트에는 대용량 고기와 생수, 휴지, 세제, 냉동식품이 쌓입니다. 계산대에서 10만원을 넘기는 것은 어렵지 않고 20만원 이상 결제하는 경우도 낯설지 않습니다.

고물가 시대라 모두가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데, 왜 창고형 할인점에서는 오히려 한번에 더 큰돈을 쓸까요.

핵심은 간단합니다.

소비자는 돈을 더 쓰는 것이 아니라 단가를 낮추기 위해 앞으로 쓸 돈까지 한꺼번에 쓰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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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구매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고물가 시대라고 해서 생필품 소비까지 크게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휴지를 아예 쓰지 않을 수 없고 세제를 끊을 수도 없습니다. 우유와 고기, 생수와 냉동식품도 계속 필요합니다.

대신 소비자는 같은 상품을 더 싸게 사는 방법을 찾습니다.

창고형 할인점은 이 지점을 정확하게 파고듭니다.

한 개씩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를 묶어 대용량으로 판매하면서 개당 가격을 낮춥니다.

소비자는 한 번에 많은 돈을 내지만 단위가격으로 보면 일반 소매점보다 저렴하다고 느낍니다.

결국 고물가가 소비를 없앤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많이 사서 단가를 낮추는 소비를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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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원을 써도 절약했다고 느끼는 이유

창고형 마트 소비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집 앞 마트에서 7만원을 쓰면 많이 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스트코에서 20만원을 결제하고도 싸게 샀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총가격보다 개당 가격을 보기 때문입니다.

휴지 30롤, 생수 수십병, 대용량 고기, 세제 여러 개를 한꺼번에 사면 총액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양을 일반 소매점에서 여러 번 나누어 사는 것보다 저렴하다고 판단하면 소비자는 20만원 지출을 낭비가 아니라 절약으로 받아들입니다.

이것이 창고형 할인점의 독특한 경제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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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미래 소비를 오늘 당겨서 하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보면 대용량 소비는 미래의 소비를 현재로 가져오는 행동입니다.

다음 달에 살 휴지까지 이번 달에 사고, 몇 주 뒤에 살 세제도 한꺼번에 구매합니다.

소비량 자체가 반드시 늘어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구매시점만 앞당겨졌을 뿐입니다.

그래서 창고형 할인점 고객의 결제금액은 일반 마트보다 크게 보일 수 있습니다.

월별 지출만 보면 소비가 늘어난 것 같지만 몇 달을 합쳐보면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소비를 이해하려면 한 번의 결제액보다 장기간의 소비량을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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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가 오히려 대용량 상품을 키웁니다

보통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은 작은 상품을 찾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제품이라면 단위가격을 낮추기 위해 더 큰 상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제 1L가 1만원이고 3L 제품이 2만4000원이라면 총가격은 후자가 훨씬 비싸지만 1L당 가격은 8000원입니다.

어차피 계속 사용할 제품이라면 대용량을 사는 것이 경제적입니다.

고물가가 오래 지속될수록 이런 계산을 하는 소비자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불황과 고물가는 창고형 마트에게 꼭 악재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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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마트는 물건 종류가 오히려 적습니다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가 일반 대형마트와 다른 중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일반 대형마트는 같은 카테고리에도 다양한 브랜드와 용량을 진열합니다.

라면도 수십 종류, 세제도 여러 회사 제품이 있습니다.

창고형 할인점은 상대적으로 상품 종류를 줄입니다.

대신 잘 팔리는 상품을 선정해 대량으로 매입합니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한 상품을 훨씬 많이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사와 가격 협상도 쉬워집니다.

재고 관리 역시 단순해집니다.

상품 수를 줄이는 것이 오히려 가격경쟁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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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지가 적은 것이 소비자에게도 장점이 됩니다

선택지가 많으면 소비자에게 좋은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세제가 30개 있으면 어느 제품이 가장 좋은지 비교해야 합니다.

가격과 용량, 성분까지 확인하려면 시간과 에너지가 듭니다.

창고형 마트에서는 선택지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대신 이 정도면 괜찮다고 판단한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합니다.

소비자는 비교할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상품 가격뿐 아니라 선택에 들어가는 시간비용까지 줄여주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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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상품은 창고형 마트의 핵심 무기입니다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시그니처나 트레이더스의 티 스탠다드 같은 PB 상품은 창고형 마트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PB는 유통업체가 직접 기획하고 제조업체에 생산을 맡겨 자기 브랜드로 판매하는 상품입니다.

유명 브랜드에 들어가는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만들기 쉽습니다.

소비자가 PB 품질에 대한 신뢰를 갖기 시작하면 상황은 더 강력해집니다.

어떤 제조사가 만들었는지를 찾기보다 코스트코에서 파는 제품이니까 믿고 산다는 행동이 생깁니다.

유통업체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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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비도 코스트코 경제학에서 중요합니다

코스트코는 회원제로 운영됩니다.

매장에 들어가 상품을 구매하려면 연회비를 내야 합니다.

보통 유통업체라면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받아야 하는데 돈까지 받고 입장시키는 것은 조금 이상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 회원제가 코스트코의 강력한 사업모델 중 하나입니다.

회원비 자체가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고, 이미 연회비를 낸 소비자는 돈을 아깝지 않게 만들기 위해 코스트코를 더 자주 이용하려는 성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한번 회원이 되면 소비를 반복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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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가 일종의 락인 효과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1년 회원비를 이미 냈다면 소비자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회원비를 냈으니 코스트코에서 많이 사야 본전을 뽑는다.

이 심리가 다시 방문을 만듭니다.

다시 방문하면 대용량 상품을 사고, 한번에 큰 금액을 결제합니다.

그러면서 회원제를 유지할 이유가 생깁니다.

서비스 구독경제와 상당히 비슷한 구조입니다.

넷플릭스가 월정액을 받은 뒤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코스트코는 연회비를 받고 할인된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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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마트는 쇼핑을 이벤트로 만듭니다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필요한 것을 사고 바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창고형 마트 방문은 조금 다릅니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고 대형 카트를 끌며 매장을 천천히 돌아봅니다.

매장에는 평소 보지 못했던 해외 제품과 대용량 상품이 있습니다.

매번 상품 구성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갔다가 새로운 물건을 발견합니다.

쇼핑 자체가 하나의 여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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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충동구매가 발생합니다

대용량 소비가 항상 절약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창고형 마트의 가장 큰 함정이기도 합니다.

휴지를 30롤 사는 것은 결국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대용량 디저트나 치즈, 소스를 싸다는 이유로 구매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다 먹지 못하고 버리면 단위가격이 아무리 저렴해도 절약이 아닙니다.

싸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물건까지 구매하면 총지출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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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를 낮추려다 지출액이 커지는 역설입니다

창고형 마트 소비에서는 두 가지 경제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하나는 단가 절감입니다.

다른 하나는 총지출 증가입니다.

예를 들어 평소 한 달에 1만원짜리 견과류 한 봉지를 구매하던 사람이 2만5000원짜리 대용량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램당 가격은 훨씬 싸지만 당장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은 2.5배입니다.

그 제품을 모두 소비한다면 절약이지만 평소보다 더 많이 먹거나 일부를 버리면 절약효과는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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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냉장고 크기도 소비를 결정합니다

창고형 할인점의 성장에는 의외로 주거환경도 영향을 줍니다.

대용량 제품을 보관하려면 공간이 필요합니다.

대형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팬트리, 넓은 수납공간이 있는 가구일수록 창고형 마트를 이용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1인가구나 소형 주택에서는 대용량 상품이 부담스럽습니다.

저렴하다는 것을 알아도 보관할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의 집 크기와 냉장고 크기까지 유통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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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인가구도 창고형 마트를 이용합니다

여기에서 또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대용량 제품을 혼자 소비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상품을 나눠 사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코스트코 휴지나 세제, 식품을 함께 구매한 뒤 나누는 소분 모임이 생겼습니다.

지난해에는 이런 공동구매형 모임이 빠르게 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가 유통업체의 대용량 판매 구조에 맞춰 스스로 작은 유통망을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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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마트와 당근이 연결되는 이유입니다

코스트코에서 대용량 상품을 구매합니다.

한 가정에서 다 필요하지 않으면 이웃과 나눕니다.

지역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구매자를 찾기도 합니다.

그 결과 창고형 마트의 대용량 상품이 소분돼 작은 단위로 다시 유통됩니다.

기업이 설계하지 않은 2차 유통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입니다.

고물가가 만든 생활형 공동구매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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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장보기가 커져도 창고형 마트가 살아남는 이유

온라인 쇼핑은 반복구매에 매우 강합니다.

생수와 세제, 휴지는 클릭 한 번으로 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 대형마트의 존재 이유는 약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창고형 마트는 단순히 같은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파는 것이 아닙니다.

매장에 가야 발견할 수 있는 대용량 상품과 PB, 해외 수입품을 제공합니다.

온라인 배송의 편리함과 다른 가치를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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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형마트가 가장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유통시장을 크게 보면 소비자의 선택이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편리함이 필요하면 온라인으로 갑니다.

저렴한 단가와 대량 구매를 원하면 창고형 마트로 갑니다.

급하게 필요한 상품은 편의점과 동네 슈퍼를 이용합니다.

그 사이에 있는 일반 대형마트의 차별점이 점점 약해질 수 있습니다.

최근 일반 할인점 매출이 상대적으로 정체되는 반면 창고형 매장이 성장하는 현상을 이런 구조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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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스 성장도 같은 맥락입니다

코스트코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신규 점포도 확대되고 기존 점포 매출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마트 안에서도 일반 할인점과 창고형 할인점의 성장률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단순한 대형마트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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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에는 가격의 절대값보다 단가가 중요해집니다

물가가 낮을 때는 500원의 차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상품의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해집니다.

그때부터 100g당 얼마인지, 한 롤당 얼마인지 계산하기 시작합니다.

창고형 할인점은 이런 소비자에게 강합니다.

처음 지불하는 금액은 크지만 단위당 가격을 낮춰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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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게도 대용량 판매는 유리합니다

대량 판매가 소비자에게만 좋은 것은 아닙니다.

기업도 한번에 더 많은 물량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포장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500ml 제품 여섯 개를 각각 포장하는 것보다 대용량 제품 하나를 만드는 것이 효율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재고 회전과 물류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절감 효과의 일부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면 다시 대용량 상품의 경쟁력이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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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고물가는 유통업의 승자와 패자를 갈라놓습니다

고물가는 모든 유통업체에 똑같은 충격을 주지 않습니다.

가격경쟁력이 약한 업체에는 부담입니다.

반대로 대량매입과 PB를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업체에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더 적극적으로 가격을 비교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불황에 강한 유통기업은 단순히 싸게 파는 곳이 아니라 싸게 팔 수 있는 구조를 가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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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브랜드보다 가격을 보기 시작합니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 브랜드 충성도 역시 약해질 수 있습니다.

예전에 쓰던 세제가 비싸지면 PB 제품을 시험해봅니다.

PB 품질에 만족하면 굳이 기존 브랜드로 돌아갈 이유가 없어집니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변화입니다.

유명 제조사 제품을 판매하는 장소에서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사업자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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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마트는 유통사가 가격을 통제하는 모델입니다

일반 유통에서는 제조사 브랜드의 힘이 강합니다.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찾기 때문에 마트도 해당 제품을 갖춰야 합니다.

PB가 강해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유통업체가 상품기획부터 가격까지 더 많은 통제권을 갖습니다.

매장이 단순 판매채널에서 제조·브랜드 영역까지 들어오는 것입니다.

최근 여러 유통기업이 PB를 강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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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원을 썼다고 20만원어치 소비한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이 이번 주제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적 포인트입니다.

결제와 소비는 완전히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오늘 휴지와 세제를 20만원어치 샀다고 오늘 20만원어치를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몇 달 동안 나눠서 사용합니다.

창고형 마트에서는 결제 시점과 실제 소비 시점의 차이가 큽니다.

따라서 높은 객단가만 보고 소비가 과열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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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가계 현금흐름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의 소비를 앞당겨 구매하면 장기적으로는 절약할 수 있지만 당장 이번 달 지출은 커집니다.

현금흐름이 여유로운 가구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카드값과 생활비가 빠듯한 가구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용량 구매는 결국 현금을 먼저 지불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같은 할인도 모든 가구에게 똑같은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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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있는 사람이 더 싸게 살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흥미로운 경제적 역설이 있습니다.

여유자금이 있는 가구는 한 번에 대용량 제품을 구매해 단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넓은 집이 있으면 저장도 가능합니다.

자동차가 있으면 먼 창고형 마트까지 이동하기도 쉽습니다.

반대로 현금흐름이 빠듯하고 보관공간이 작은 가구는 작은 상품을 자주 사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단가를 더 많이 지불할 수 있습니다.

대용량 할인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접근 가능한 절약법이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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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창고형 마트 경제학의 진짜 핵심입니다

코스트코에서 20만원을 결제하는 행동은 단순 과소비로 볼 수도 없고 무조건 절약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대량 구매를 통해 단가를 낮추고 미래 소비를 앞당기는 전략입니다.

필요한 상품을 끝까지 사용한다면 상당한 절약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싸다는 이유로 필요하지 않은 제품까지 산다면 오히려 소비가 늘어납니다.

절약과 과소비의 경계가 아주 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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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대형마트는 두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쪽은 편의성입니다.

온라인 주문과 빠른 배송, 소량 구매를 더 편리하게 만드는 방향입니다.

다른 한쪽은 창고형입니다.

큰 매장에서 대량으로 사고 단가를 확실하게 낮추는 방식입니다.

애매하게 중간에 있는 유통 모델은 경쟁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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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람들은 마트를 덜 가는 것이 아니라 이유 없이 가지 않는 것입니다

온라인 쇼핑 시대에도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오프라인 유통이 사라진다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싫어하는 것이 아닙니다.

굳이 갈 이유가 없는 매장을 가지 않는 것입니다.

가격이 확실하게 싸거나, 온라인에서 찾기 어려운 상품이 있거나, 쇼핑 자체가 재미있다면 사람들은 여전히 직접 매장으로 갑니다.

창고형 할인점이 보여주는 가장 큰 경제 인사이트도 여기에 있습니다.

고물가 시대의 소비자는 무조건 돈을 적게 쓰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양을 확보하려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한 번의 결제금액은 오히려 커질 수 있습니다.

10만원을 아끼려고 5만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30만원 들어갈 물건을 오늘 20만원에 한꺼번에 사는 것입니다.

최근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의 결제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올라간 현상은 단순한 마트 인기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소비자가 불황에 대응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조금 덜 자주 사고, 한 번 살 때 크게 사고, 단가를 더 집요하게 계산하는 소비.

창고형 마트의 성장은 바로 이 고물가 시대의 선구매 경제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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