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패션의 핵심은 얼마나 잘 꾸몄느냐에 있었습니다. 셔츠의 핏을 맞추고, 신발과 가방의 색을 통일하고, 전체적인 실루엣까지 계산해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이 익숙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20대를 중심으로 정반대의 스타일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집 앞에 잠깐 나온 것처럼 큰 후드집업을 걸치고, 바닥에 닿을 듯한 와이드 팬츠를 입으며, 오래 입은 것처럼 색이 살짝 바랜 티셔츠와 볼캡을 함께 매치하는 식입니다. 얼핏 보면 대충 입은 것 같지만 오히려 그 자연스러움 자체가 스타일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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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을 패션업계에서는 슬래커 코어라고 부릅니다. 슬래커는 게으른 사람이라는 뜻인데, 슬래커 코어는 말 그대로 애써 꾸민 흔적을 지운 듯한 느슨하고 무심한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헐렁한 후드집업과 스웨트팬츠, 낡은 데님, 늘어난 듯한 티셔츠처럼 편안함과 생활감이 느껴지는 옷이 핵심입니다. 기존의 꾸안꾸가 사실은 상당히 정돈된 스타일이었다면 슬래커 코어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정말 조금은 흐트러져 보이는 분위기까지 패션으로 받아들이는 흐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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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매출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흐름은 단순히 패션 잡지에서 만들어낸 이름만은 아닙니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후아유는 올해 9월 1일부터 21일까지 후드집업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환절기 수요와 함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강조하는 슬래커 코어 트렌드가 판매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브랜드의 매출만으로 전체 패션시장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제 소비에서도 편안한 캐주얼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하나의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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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후아유는 이번 시즌 후드집업을 단순한 기본 아이템이 아니라 여러 취향을 담을 수 있는 패션 상품으로 확장했습니다. 올리브그린과 라이트 브라운, 그레이시 블루, 퍼플 등 16가지 색상을 내놓았고 실루엣도 슬림핏, 오버핏, 루즈핏, 크롭핏 등 4가지로 세분화했습니다. 함께 입는 하의도 벌룬핏, 커브드, 버뮤다, 와이드 팬츠 등으로 넓혔습니다. 편한 옷을 입는다고 해서 모두 똑같이 입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편안함 안에서 자신의 취향을 더 세밀하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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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지금 이런 패션이 뜰까
슬래커 코어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큰 옷이 다시 유행한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패션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가치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옷을 통해 얼마나 정돈되어 있고 세련돼 보이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너무 애쓰지 않는 모습,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 자체를 멋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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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는 코로나 이후 크게 확산된 편안한 옷의 경험과도 연결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늘면서 사람들은 오랫동안 몸을 조이지 않는 옷에 익숙해졌습니다. 이후 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예전처럼 불편한 옷을 반드시 입어야 한다는 인식은 약해졌고, 와이드 팬츠와 조거팬츠, 오버핏 티셔츠, 운동화처럼 편안한 아이템이 일상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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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애슬레저가 운동복을 일상으로 가져왔다면 슬래커 코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꼭 운동할 것 같은 차림이 아니어도 됩니다. 오래 입은 것처럼 자연스러운 후드티와 빈티지 티셔츠, 헐렁한 바지처럼 일상에서 가장 편한 옷 자체를 스타일로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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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안꾸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한국에서도 꾸안꾸라는 표현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됐습니다.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러워 보이는 스타일이라는 의미인데, 실제 꾸안꾸 패션을 보면 옷의 색상과 핏, 소재가 상당히 정돈돼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안 꾸민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꽤 많이 계산된 스타일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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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커 코어는 여기서 조금 더 느슨합니다. 티셔츠가 살짝 늘어나 있어도 되고, 후드집업이 손등을 덮을 만큼 커도 되며, 스웨트팬츠의 길이가 여유롭게 떨어져도 됩니다. 오래 입은 빈티지한 느낌 역시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패션 매체에서도 슬래커 코어의 대표적인 요소로 루즈핏 티셔츠와 오버핏 후드집업, 긴 스웨트팬츠, 낡은 볼캡 등을 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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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정말 아무렇게나 입으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서 재미있는 역설이 생깁니다. 무심하게 보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계산이 필요합니다. 너무 큰 옷만 여러 개 겹치면 단순히 사이즈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낡은 옷만 입으면 그냥 후줄근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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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슬래커 코어에서는 편한 옷에 선글라스나 주얼리, 빈티지 가방처럼 하나의 포인트 아이템을 더하거나 상의는 크게 입되 하의 실루엣을 조절하는 방식이 자주 사용됩니다. 실제 패션 매체들도 루즈한 후드나 트랙팬츠에 볼드한 주얼리나 선글라스 같은 아이템을 섞어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 특징이라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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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것처럼 보이는 옷보다 오래 입은 듯한 옷이 멋있어진다
슬래커 코어가 가져온 또 하나의 흥미로운 변화는 새 옷의 기준입니다. 일반적으로 새 옷은 빳빳하고 색이 선명하며 형태가 잘 잡혀 있는 것이 좋은 상품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처음부터 색을 살짝 바랜 듯 가공하거나 빈티지 워싱을 넣은 제품이 인기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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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새 옷을 사면서도 새 옷처럼 보이지 않는 상품을 원하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 입으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흔적을 상품 단계에서 구현하는 셈인데, 이 역시 완벽하게 정돈된 것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것을 선호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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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 변화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기본 후드집업이나 티셔츠처럼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제품도 핏과 워싱, 색상만 바꾸면 전혀 새로운 트렌드 상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종류의 옷을 발명하지 않아도 익숙한 옷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면서 소비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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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집업이 다시 강해진 이유
특히 슬래커 코어와 가장 잘 맞는 제품 가운데 하나가 후드집업입니다. 후드집업은 사실 새로운 옷이 아닙니다.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오랫동안 입어온 대표적인 기본 아이템입니다. 그런데 기본 아이템이 다시 유행의 중심에 들어왔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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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집업의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하면서도 활용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티셔츠 위에 가볍게 걸칠 수 있고 실내에서 더우면 바로 벗을 수 있으며, 청바지와 스웨트팬츠, 반바지 어디에나 쉽게 매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침과 저녁에는 선선하지만 낮에는 더운 환절기에는 상당히 실용적인 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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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용성에 오버핏과 루즈핏이라는 트렌드가 더해지면서 후드집업이 다시 패션 아이템으로 올라온 것입니다. 후아유가 20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한 제품을 16개 색상과 4개 핏으로 세분화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소비자는 후드집업이라는 익숙한 옷을 사지만 어떤 색과 실루엣을 고르느냐를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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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도 이제 하나의 개성이 됐다
과거에는 편한 옷과 패션이 어느 정도 반대되는 개념처럼 느껴졌습니다. 집에서는 편한 옷을 입고 밖에 나갈 때는 따로 꾸며 입는 것이 자연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두 영역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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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갈 때 스웨트팬츠를 입는 것도 자연스럽고, 쇼핑이나 약속에도 후드집업과 운동화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편안한 옷을 입는다고 해서 패션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핏과 색, 어떤 운동화와 액세서리를 함께 선택하느냐가 스타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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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슬래커 코어는 옷을 덜 신경 쓴다는 의미보다 신경 쓰는 방식이 바뀌었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예전에는 정돈된 실루엣과 완벽한 조합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자연스럽게 흐르는 핏과 개인의 분위기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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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원하는 건 유행보다 나다움일 수도 있다
후아유가 이번 시즌 캠페인 주제를 나다움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잡은 것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슬래커 코어는 정해진 하나의 룩을 그대로 따라 입는 패션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히 20대 소비문화와 잘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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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큰 후드와 와이드 팬츠를 입고, 누군가는 같은 후드집업을 크롭핏으로 선택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빈티지 티셔츠와 데님을 입을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힘을 뺀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조합은 전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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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근 패션에서는 모두가 같은 유행 아이템을 사는 것보다 같은 트렌드 안에서 자신의 방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역시 한 가지 대표 핏만 내놓기보다 여러 색상과 핏을 동시에 제공하며 소비자가 직접 조합할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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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커 코어는 불황형 패션일까
편안한 기본 아이템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이를 경기 상황과 연결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가 과감한 디자인의 옷보다 오래 입을 수 있는 후드집업이나 티셔츠, 와이드 팬츠 같은 기본 아이템을 선호한다면 지출을 조금 더 실용적으로 하려는 심리가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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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를 단순히 불황 때문에 사람들이 싼 옷을 산다고 해석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슬래커 코어 제품이라고 반드시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 빈티지한 옷과 오버핏 제품을 고가 브랜드에서 구매하는 소비도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가격보다 활용도와 편안함,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느냐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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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벌을 여러 상황에서 입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후드집업 하나를 학교와 카페, 여행, 산책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면 특정 상황에서만 입는 옷보다 활용도가 높습니다. 소비자가 한 제품에서 여러 용도를 원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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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와 빈티지 시장에도 잘 맞는 트렌드다
슬래커 코어는 빈티지 시장과도 궁합이 좋습니다. 새것처럼 완벽한 상태보다 자연스럽게 색이 빠지고 사용감이 있는 옷이 오히려 스타일의 일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몇 년 동안 20대를 중심으로 빈티지 의류와 중고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져왔는데, 슬래커 코어는 이런 소비를 더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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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티셔츠를 일부러 빈티지 워싱해 구매할 수도 있지만 실제 오래된 티셔츠를 중고매장에서 발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같은 제품을 여러 사람이 입는 패스트패션보다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옷 한 벌에서 자신의 개성을 찾는 소비가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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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새 옷 시장과 중고 시장이 경쟁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브랜드는 빈티지한 느낌의 신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는 실제 빈티지 상품을 함께 조합하면서 하나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유행이 상품의 종류가 아니라 분위기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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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요즘 패션은 자꾸 편안해질까
돌이켜보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주요 패션 트렌드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와이드 팬츠, 조거팬츠, 러닝화, 애슬레저, 오버핏 티셔츠처럼 대부분 몸을 조이지 않고 활동하기 편한 제품이었습니다. 슬래커 코어 역시 이 흐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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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편안한 옷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다시 하루 종일 불편한 옷을 입는 생활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신 패션업계가 편한 옷을 더 세련되게 만들고, 소비자는 편안함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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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는 패션뿐 아니라 신발과 가방, 액세서리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딱딱한 구두보다 운동화와 로퍼가 일상화되고, 무거운 가방보다 가볍고 수납이 편한 제품이 선호되는 것처럼 편안함이 하나의 소비 기준으로 자리 잡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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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충 입는 것이 아니라 대충 입은 것처럼 보이는 시대다
슬래커 코어라는 이름만 들으면 사람들이 이제 옷을 아무렇게나 입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일지도 모릅니다. 소비자는 어떤 후드가 더 자연스럽게 떨어지는지, 어떤 와이드 팬츠가 원하는 실루엣을 만드는지, 어떤 색이 빈티지한 분위기를 내는지 세밀하게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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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신경 쓴 흔적을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잘 차려입었다는 말을 듣는 대신 원래 저렇게 입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이 새로운 멋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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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집업 매출이 전년보다 56% 늘었다는 한 브랜드의 사례 역시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신호입니다. 물론 환절기라는 계절적 요인도 함께 작용했겠지만 패션업계가 슬래커 코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20대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의 핏과 색상을 세분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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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패션이라고 하면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면 지금은 내가 편하면서도 나답게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후드집업과 와이드 팬츠, 늘어난 티셔츠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단순히 옛날 옷이 돌아왔기 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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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슬래커 코어는 패션 유행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일상을 대하는 방식의 변화에 더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완벽하게 꾸며진 모습보다 조금 느슨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옷보다 하루 종일 내가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에 돈을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요즘 거리를 걸을 때 유독 큰 후드와 와이드 팬츠가 많이 보인다면, 사람들이 패션에 관심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오히려 편안함 자체를 하나의 스타일로 소비하기 시작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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