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글에서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가 이번 주에는 끝나는지 확인해보자”고 말씀드렸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매도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면서 한 주 동안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팔아치운 규모가 8조 원을 훌쩍 넘어섰는데요.


그렇다고 모든 종목을 팔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대한광통신과 가온전선처럼 그동안 외국인 수급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종목들이 갑자기 순매수 상위권에 올라왔습니다.


9월 3주차 외국인은 무엇을 사고 무엇을 팔았는지, 그리고 돈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9월 3주차 외국인 순매수 TOP10


9월 3주차 외국인 순매수 1위는 대한광통신이었습니다.


순매수 금액은 1,496억원입니다.


2위는 가온전선으로 1,175억원을 순매수했고, 현대무벡스가 777억원으로 3위에 올랐습니다.


그다음은 SK스퀘어 721억원, GS 570억원, LG이노텍 499억원 순이었습니다.


원익IPS는 393억원,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390억원, SFA반도체는 349억원, 산일전기는 347억원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종목은 대한광통신과 가온전선입니다.


두 종목의 외국인 순매수를 합치면 2,671억원입니다.


둘 다 전선과 광케이블 관련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더 흥미로운 점은 이 두 종목이 직전 3주 동안 외국인 순매수나 순매도 금액이 200억원을 넘긴 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크게 눈에 띄지 않던 종목들이 갑자기 순매수 1위와 2위로 올라온 것이죠.


여기에 변압기 관련 기업인 산일전기까지 순매수 상위권에 들어왔습니다.


이 세 종목을 묶어 보면 외국인 자금의 한 가지 흐름이 보입니다.


바로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과 통신 인프라입니다.


최근 외국인 수급이 반도체 자체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AI 반도체를 실제로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망과 통신망, 각종 인프라 설비 쪽으로 일부 이동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원익IPS의 수급 변화도 눈에 들어옵니다.


원익IPS는 지난주 외국인이 1,575억원을 순매도했던 종목인데, 이번 주에는 393억원 순매수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지난주 순매수 1위였던 SK스퀘어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지난주에는 3,51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이번 주에는 721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순매수 자체는 이어졌지만 규모는 약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입니다.


다만 이번 주 시장을 이해하려면 순매수 종목보다 순매도 규모를 먼저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모두 합쳐도 6,716억원인데요.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은 무려 7조7,450억원에 달했습니다.


규모 자체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컸습니다.








외국인 순매도 1위 SK하이닉스


이번 주 외국인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였습니다.


순매도 금액은 3조4,237억원입니다.


2위 삼성전자도 2조6,057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삼성전자우까지 5,511억원을 팔았습니다.


이 세 종목만 합쳐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6조5,805억원에 달합니다.


이번 주 전체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8조8,524억원이었으니 약 74%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세 종목에 집중된 셈입니다.


계산하면 6조5,805억원 ÷ 8조8,524억원 × 100으로 약 74.3%입니다.


외국인 매도의 핵심이 여전히 반도체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그다음으로 눈에 띄는 종목은 넷마블입니다.


넷마블은 외국인이 3,738억원을 순매도하며 4위에 올랐습니다.


직전 3주 동안에는 외국인 순매수나 순매도 규모가 50억원을 넘지 않았던 종목인데, 갑자기 대규모 매도가 나왔습니다.


원문 기준 이번 주 외국인 매도 물량은 약 1,140만주입니다.


발행주식수를 약 8,200만주로 가정하면 단순 계산상 1,140만주 ÷ 8,200만주 × 100으로 약 13.9%에 해당합니다.


평소 수급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규모입니다.


다만 이런 거래가 실제 대량매매였는지, 특정 주주의 지분 정리와 관련됐는지는 거래내역과 공시를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두산은 2,325억원, 두산에너빌리티는 1,997억원을 외국인이 순매도했습니다.


두산 계열 두 종목이 나란히 순매도 상위권에 들어온 모습입니다.


KB금융 역시 수급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지난주에는 외국인이 49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이번 주에는 1,150억원 순매도로 전환됐습니다.


DB하이텍은 1,006억원, 주성엔지니어링은 741억원, 한미약품은 68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한 주보다 더 중요한 연속 순매수·순매도


한 주의 순위보다 더 관심 있게 볼 부분은 외국인이 몇 주 동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입니다.


SK하이닉스는 5주 연속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졌습니다.


5주 누적 순매도 금액은 10조7,227억원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5주 연속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누적 5,031억원을 기록했고, 두산 역시 5주 동안 3,754억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신한지주도 5주 연속 순매도로 누적 금액은 2,689억원입니다.


반대로 외국인이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종목도 있습니다.


대덕전자는 5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고 누적 금액은 2,452억원입니다.


파마리서치 역시 5주 연속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2,133억원이 들어왔습니다.


한국금융지주는 5주 연속 순매수로 누적 1,66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8월 3주차에만 외국인 순매수가 들어왔고 이후 4주 연속 순매도가 이어졌습니다.


해당 기간 누적 순매도 금액은 7조885억원입니다.


개인적으로 한 주 순위보다 이런 연속성이 더 흥미롭습니다.


대덕전자와 파마리서치, 한국금융지주는 매주 순매수 1위나 2위에 등장한 종목은 아닙니다.


그런데 외국인은 5주 동안 한 번도 방향을 바꾸지 않고 계속 사들였습니다.


특정 주에 갑자기 수천억원이 들어오는 것보다 몇 주 동안 일정하게 자금이 들어오는 움직임이 중장기 수급을 살펴볼 때는 더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 8조8천억원 매도 그 물량은 누가 받았을까?


지난주 글에서는 두 가지를 확인해보자고 했습니다.


하나는 유가와 금리가 진정되는지, 다른 하나는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가 끝나는지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주에는 기대했던 방향과 다르게 움직였습니다.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고 외국인의 매도 규모도 크게 확대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다음 주 시장을 예측하기보다 현재 수급 구조를 확인하는 편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외국인이 한 주 동안 8조8천억원 넘게 팔았는데도 지수가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면 반대편에서 그 물량을 받아낸 투자주체가 있었다는 뜻이겠죠.


9월 18일 하루만 보면 개인은 3조5,929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1조5,055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이 대규모로 매도하고 있음에도 국내 자금이 일부 물량을 받아내면서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외국인 매도를 가볍게 볼 수는 없습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외국인 입장에서 국내 주식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그대로 있어도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환산한 투자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순매수 1위가 어느 종목인지보다 환율 움직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중심으로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이번 주 외국인 수급의 핵심은 명확했습니다.


반도체에서는 대규모 자금이 계속 빠져나갔고, 일부 자금은 전력과 통신 등 AI 인프라 관련 종목으로 이동했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외국인 매도가 계속 집중되는지, 대덕전자처럼 여러 주 동안 꾸준한 순매수가 이어지는 종목이 계속 버티는지, 그리고 원·달러 환율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다음 외국인 수급을 볼 때는 이 세 가지를 함께 확인해보면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