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역대급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한 곳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바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입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보통주를 마음대로 대규모 소각하기에는 조금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때문인데요.
흔히 이를 두고 “금산법 때문에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지 못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자사주 소각 자체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소각하면 전체 의결권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올라갑니다.
그 결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이른바 금산법과 관련된 지분 한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삼성전자우가 새로운 주주환원 카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보통주 소각 왜 금산법 이야기가 나올까?
먼저 구조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라이프자산운용이 제시한 기준으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통주 8.51%, 삼성화재는 1.4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둘을 합치면 정확히 10%입니다.
8.51% + 1.49%
= 10.00%
문제는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소각할 때입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가지고 있는 주식 수가 그대로인데 삼성전자 전체 보통주 수가 줄어들면 두 금융사의 지분율은 자동으로 높아집니다.
실제로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을 앞둔 올해 3월에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금산법 관련 문제를 피하기 위해 약 1조4,3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했습니다.
즉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소각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소각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각 규모가 커질수록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지분율을 맞추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추가로 매각해야 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자사주를 사서 없앴는데 동시에 금융계열사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을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시장에서는 대규모 보통주 소각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삼성전자 우선주입니다.
삼성전자우는 일반적인 경우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습니다.
따라서 우선주를 매입해 소각하더라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의 의결권 지분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라이프자산운용이 삼성전자에 우선주 매입·소각을 제안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것입니다.
보통주를 대규모로 소각하면 금융계열사의 지분 매각이라는 문제가 따라올 수 있지만, 우선주는 이런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게다가 현재 삼성전자우는 보통주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우 주가 본주보다 약 25% 싸다
최근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 가격 차이는 꽤 크게 벌어져 있습니다.
9월 17일 기준 삼성전자 보통주는 26만1,000원, 삼성전자우는 19만6,100원 수준이었습니다.
가격 차이는
261,000원 - 196,100원
= 64,900원입니다.
할인율을 계산하면
64,900원 ÷ 261,000원 × 100
= 약 24.9%
거의 25%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서 거래된 셈입니다.
라이프자산운용도 9월 9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우가 보통주보다 26.7% 할인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같은 금액으로 자사주를 산다면 당연히 가격이 낮은 우선주를 더 많이 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통주가 26만원, 우선주가 약 19만5,000원이라고 단순 가정해 보겠습니다.
26만원으로 살 수 있는 보통주는 1주입니다.
하지만 같은 26만원으로는 우선주를 약 1.33주 살 수 있습니다.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우선주를 소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우선주는 원래 뭐가 좋은 걸까?
우선주는 일반적으로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이나 잔여재산 분배 등에서 보통주보다 우선적인 권리가 부여되는 주식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우의 경우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지적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보통주보다 배당금을 압도적으로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2026년 2분기 배당금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주당 374원이었습니다.
지난해 연간 배당금도
- 보통주 1,668원
- 우선주 1,669원
으로 불과 1원 차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선주를 바라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의결권도 없고 거래량도 상대적으로 적은데 배당금 차이도 거의 없다면 굳이 우선주를 살 이유가 있을까?”
이런 이유들이 삼성전자우가 보통주보다 할인돼 거래되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가격이 더 낮기 때문에 같은 배당금을 받을 경우 배당수익률은 우선주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공개한 최근 배당수익률 자료에서도 우선주의 배당수익률이 보통주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최근 삼성전자우를 둘러싸고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라이프자산운용이 삼성전자 이사회와 경영진에 주주서한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핵심 내용은 간단합니다.
올해 남아 있는 주주환원 재원을 우선주 매입과 소각에 먼저 사용하자는 겁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9월 14일 삼성전자 측에 주주서한을 보내 10월 이사회에서 우선주 매입·소각을 의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할인된 가격에서 거래되는 동안 올해 말까지 우선주를 매입하고, 매입한 주식은 바로 소각하자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직 삼성전자가 이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재는 라이프자산운용이 삼성전자에 제안한 단계입니다.
삼성전자가 실제로 우선주 매입과 소각을 선택할지는 향후 이사회 결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삼성전자 주주환원 규모가 얼마나 크길래?
이번 논의가 주목받는 이유는 올해 삼성전자 주주환원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1일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약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최대였던 2020년 약 20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5배 수준입니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사용한다는 정책을 운영해왔습니다.
올해는 이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겁니다.
이 가운데 약 30조원은 3분기 현금배당으로 지급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주주환원 재원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가운데 어떻게 배분할지는 내년 1월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입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예상 주주환원 규모의 중간값인 100조원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약 63조원이 남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계산 구조는
100조원
* 3분기 배당 약 30조원
* 기타 정규배당 약 7조4,000억원
= 약 62조6,000억원
즉 약 63조원입니다.
다만 삼성전자 전체 환원 규모가 90조~110조원 범위에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잔여 재원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왜 우선주 소각을 주장하는 걸까?
라이프자산운용의 논리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금산법 관련 부담입니다.
보통주를 소각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율이 올라가지만 우선주 소각은 이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가격입니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약 25% 안팎 낮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사서 없앨 수 있습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삼성전자가 보통주 1조원어치를 매입·소각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지분율 관리를 위해 약 1,000억원어치를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경우 시장에서 실질적인 순매수 효과는 약 9,000억원에 그친다는 계산입니다.
반면 우선주라면 금융계열사의 보통주 지분율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매도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이는 라이프자산운용의 분석과 제안이며 삼성전자가 실제로 같은 방식의 주주환원을 선택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우선주를 소각하면 주가가 무조건 오를까?
여기서는 조금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듭니다.
기업의 이익이 그대로라고 가정하면 주식 한 주가 차지하는 몫이 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100억원을 벌고 주식이 100주라면 주당 이익은
100억원 ÷ 100주
= 1억원입니다.
주식 20주를 소각해서 80주가 됐다고 가정하면
100억원 ÷ 80주
= 1억2,500만원입니다.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이 곧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반도체 업황, 배당 규모, 시장 밸류에이션과 우선주 할인율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금 시장에서 이야기되는 삼성전자우 대규모 소각은 아직 회사가 확정 발표한 정책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선주 소각이 확정됐다”거나 “25% 할인율이 반드시 사라질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이릅니다.
삼성전자우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할까?
개인적으로 삼성전자우에서 앞으로 확인해야 할 포인트는 단순합니다.
- 첫 번째는 삼성전자가 남은 주주환원 재원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에 어떤 비율로 배분하느냐입니다.
- 두 번째는 실제 자사주 소각을 선택한다면 보통주와 우선주 가운데 어디에 얼마나 배정하느냐입니다.
- 세 번째는 현재 약 25% 수준인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가 앞으로도 유지되는지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라이프자산운용이 우선주 매입·소각을 공식적으로 제안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삼성전자우가 새로운 주주환원 카드로 부각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삼성전자가 금산법 때문에 자사주를 아예 소각할 수 없다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소각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의결권 지분율이 높아져 지분 매각 등의 문제가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실제로 올해 3월에도 두 금융계열사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을 앞두고 약 1조4,300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했습니다.
반면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를 소각하면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삼성전자우가 최근 보통주보다 약 25% 낮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까지 더해지면서 우선주 매입·소각이 새로운 주주환원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아직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현재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올해 약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과 약 30조원의 3분기 현금배당 계획입니다. 나머지 재원의 구체적인 배분 방식은 향후 이사회 결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삼성전자우에 관심이 있다면 단순히 “25% 싸다”는 이유만 보기보다는 앞으로 삼성전자가 실제로 우선주 매입·소각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보통주와 우선주의 할인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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