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다시 중요한 이슈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2027년 1월로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입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9월 19일 가상자산 과세를 다시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가상자산을 둘러싼 제도와 과세 시스템이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터 부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현재 법은 이미 시행 시점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별도의 법 개정이 없다면 2027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을 팔거나 빌려주면서 발생한 소득에 세금이 부과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기준으로 세금을 내게 되는 걸까요?
그리고 한 의원이 다시 유예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가상자산 과세 현재 기준은 어떻게 돼 있을까?
먼저 확정된 현행 제도부터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상자산 과세는 이미 여러 차례 시행이 미뤄졌습니다.
2024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시행 시점이 다시 2년 연기됐고, 현재는 2027년 1월 1일 이후 발생하는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부터 과세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을 사고팔아 이익이 생기거나 가상자산을 대여해 소득이 발생하면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세법에서는 이를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합니다.
현재 국세청이 안내하고 있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간 가상자산 소득에서 필요경비를 제외한 뒤 250만원을 기본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에 20%의 소득세율을 적용합니다.
계산 구조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가상자산 소득 - 취득가액 및 필요경비 - 250만원 기본공제 = 과세 대상 소득
여기에 20%를 곱해 소득세를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1년 동안 가상자산 투자로 필요경비를 제외하고 1,000만원의 소득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000만원 - 250만원 = 750만원
750만원 × 20% = 150만원
이 경우 국세 기준으로 계산된 소득세는 150만원입니다.
연간 손익은 합산하고, 발생한 소득은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는 구조입니다.
2027년 이전에 산 코인은 어떻게 될까?
오래 보유한 투자자라면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싸게 산 비트코인을 2027년 이후 팔면 과거 상승분까지 전부 세금을 내야 할까요?
현행법은 그렇지 않습니다.
2027년 1월 1일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은 실제 취득가격과 2026년 12월 31일 당시 시가를 비교해 더 높은 가격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합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을 3,000만원에 샀는데 2026년 말 가격이 1억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세금 계산을 위한 취득가액은 3,000만원이 아니라 더 높은 금액인 1억원을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과세 시행 이전에 발생한 가격 상승분까지 그대로 소급해 과세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한동훈 의원은 왜 다시 유예하자는 걸까?
한동훈 의원이 제시한 핵심 이유 가운데 하나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입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2024년 시행됐지만, 현재 금융당국은 이른바 2단계법인 가칭 디지털자산법을 별도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1단계 법률이 이용자 자산 보호와 불공정거래 규제 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2단계 입법에서는 가상자산 사업자와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 규제 등 보다 폭넓은 제도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아직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8월 27일에도 가상자산 2단계법인 가칭 디지털자산법 정부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거래소 대주주 지분 상한 등을 포함한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한 의원은 이러한 시장 규칙을 먼저 정비한 뒤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9월 19일에는 자산의 종류와 발행 요건, 감독 주체 등을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 과세보다 먼저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습니다.
다만 이는 한 의원이 제시한 정책적 판단이며, 현행 세법상 가상자산 과세 시행 조건으로 2단계 입법 완료가 명시돼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과세 인프라는 정말 준비가 안 된 걸까?
이 부분은 조금 나눠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 탈중앙화거래소 DEX처럼 국내 사업자를 통하지 않는 거래의 경우 국내 거래소보다 거래 흐름과 취득가격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은 국경을 넘겨 전송하기도 쉽고 서로 다른 지갑과 거래소를 오갈 수 있어 세무당국 입장에서도 기존 금융자산과는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OECD 역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국가 간에 자동으로 공유하는 CARF,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를 마련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관련 제도 구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 신고 가상자산사업자는 2027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거래부터 이용자의 가상자산 거래명세서와 거래집계표를 국세청에 제출해야 합니다.
1분기 거래는 5월 말, 2분기는 8월 말, 3분기는 11월 말, 4분기는 다음 해 2월 말까지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국제 정보교환을 위한 제도도 마련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OECD CARF와 다자간 암호화자산정보자동교환 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행정규칙도 마련돼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두고 과세 인프라가 '전혀 없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국내 거래소를 중심으로 한 거래자료 제출 체계와 국제정보 교환제도는 구축되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지갑과 DEX, 해외 사업자 등을 포함해 모든 거래를 얼마나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지는 별도의 실무 과제로 남아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정부는 왜 예정대로 과세하려 할까?
정부 측 입장은 다릅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9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현행법에 따라 2027년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과세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내놨습니다.
당시 이 후보자는 가상자산 투자자의 약 85%가 500만원 미만을 보유하고 있고 연간 250만원의 기본공제가 적용된다는 점 등을 언급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보유금액과 과세 대상 소득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가상자산을 1억원 보유하고 있더라도 팔지 않아 과세 대상 소득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보유금액이 비교적 적더라도 반복 거래로 실현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실제 세금 부담은 단순한 보유금액이 아니라 연간 실현된 소득과 취득가액, 필요경비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해외 거래소와 DEX가 가장 복잡하다
국내 거래소에서만 가상자산을 거래했다면 거래내역과 취득가격을 확인하기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문제는 여러 거래소를 이용했을 때입니다.
국내 거래소에서 코인을 산 뒤 해외 거래소로 옮기고 다시 개인지갑으로 보낸 다음 DEX에서 다른 코인으로 교환하는 식으로 거래했다면 계산은 복잡해집니다.
특히 가상자산 간 교환 역시 과세 계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국세청은 비트코인을 이더리움으로 바꾸는 것처럼 가상자산끼리 교환하는 경우에도 기축가상자산의 가격과 교환비율 등을 이용해 소득금액을 계산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결국 2027년 과세가 그대로 시행된다면 과거 거래기록과 취득가격 관리가 투자자에게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 세금 기준, 결국 언제 결정될까?
현재 기준으로 답은 명확합니다.
추가적인 법 개정이 없다면 가상자산 과세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따라서 현재 나오는 유예 이야기는 이미 시행 시점이 다시 바뀌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한동훈 의원이 추가 유예를 주장하기 시작한 단계입니다.
실제로 시행 시점을 다시 연기하려면 국회에서 관련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2027년 시행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고, 동시에 정치권에서 유예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시작됐다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가상자산 과세 논쟁은 다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한동훈 의원은 2단계 입법과 과세 인프라가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며 추가 유예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 측은 현행법에 따라 2027년부터 과세를 시행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확정된 세법만 놓고 보면 기준은 분명합니다.
2027년 1월 1일 이후 발생하는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이 과세 대상이며, 연간 250만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한 뒤 20%의 소득세율로 분리과세합니다.
다만 시행까지 약 3개월이 남은 만큼 국회에서 추가 유예 법안이 실제로 논의되거나 세법이 다시 개정되는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치권의 주장만 보고 과세가 연기됐다고 판단하기보다는 국회에서 실제 법 개정이 이뤄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