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시 금리를 올렸습니다.
연준은 9월 16일 현지시간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한국시간으로는 9월 17일 새벽 발표됐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2023년 7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입니다.
그런데 더 눈여겨볼 부분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연준이 함께 공개한 점도표를 보면 FOMC 참여자 대부분이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금리 인상은 우리 생활과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연준의 방향 전환 왜 지금 금리를 올렸을까요?
미국 연준은 통상 1년에 8차례 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이번 9월 회의에서는 투표권을 가진 12명이 모두 0.25%포인트 인상에 찬성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물가입니다.
연준이 중요하게 보는 물가지표 가운데 하나인 근원 PCE 물가지수는 7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습니다.
연준의 물가 목표인 2%와 비교하면 아직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금리 결정 이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지속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연준 입장에서는 물가가 확실하게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를 확인하기 전까지 긴축의 고삐를 쉽게 풀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 금리 인상, 한 번으로 끝날까?
시장이 이번 FOMC에서 금리 인상 자체보다 더 주목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점도표입니다.
점도표는 FOMC 참여자들이 앞으로 어느 정도의 기준금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점으로 표시한 자료입니다.
9월 점도표를 보면 전망치를 제출한 18명 가운데 16명이 2026년 말 정책금리 중간값을 현재보다 높은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 범위는 3.75~4.00%이고 중간값은 3.875%입니다.
그런데 12명은 올해 말 4.125%, 4명은 4.375%를 예상했습니다.
즉 18명 가운데 16명은 올해 안에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본 셈입니다.
가장 많은 12명이 예상한 4.125%는 기준금리 범위로 환산하면 4.00~4.25%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현재 점도표만 놓고 보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날 가능성보다는 추가 인상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다만 점도표가 실제 금리 결정을 확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발표되는 물가와 고용, 국제유가 등 경제지표에 따라 연준의 판단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9월 FOMC 직전까지만 해도 물가 상승 중 일부가 일시적일 가능성을 강조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예상보다 강한 물가지표가 발표된 뒤에는 금리 인상 전망으로 선회했습니다. 현재는 추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는 매달 나오는 물가와 고용지표가 더욱 중요해진 셈입니다.
환율이 먼저 움직였다 원화는 얼마나 밀렸을까요?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은 외환시장에서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9월 17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6원 오른 1,382.2원에 마감했습니다.
다음 날인 9월 18일에도 1.1원 추가 상승하면서 1,383.3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7거래일 연속 상승이었습니다.
달러인덱스 역시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100선을 넘어섰습니다.
9월 17일에는 100.23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국제유가도 부담입니다.
9월 17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4.8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국은 원유를 대부분 해외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유가가 높아지면 원유를 결제하기 위한 달러 수요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높은 금리와 강달러, 높은 국제유가가 동시에 이어진다면 원화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숫자로 보면 얼마나 달라졌을까?
이번 결정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가 됐습니다.
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3.00%입니다.
상단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인상 전
미국 기준금리 3.50~3.75%
한국 기준금리 3.00%
한미 금리차 0.75%포인트
인상 후
미국 기준금리 3.75~4.00%
한국 기준금리 3.00%
한미 금리차 1.00%포인트
계산식은 간단합니다.
4.00% - 3.00% = 1.00%포인트
원·달러 환율도 금리 결정 전 1,368.6원에서 9월 18일 1,383.3원까지 올라왔습니다.
차이는 14.7원입니다.
1,383.3원 - 1,368.6원 = 14.7원
다만 한미 금리차가 벌어진다고 해서 외국인 자금이 무조건 빠져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환율과 외국인 자금 흐름은 미국 금리뿐 아니라 국내 경제 성장률, 기업 실적, 주식시장 상황, 위험자산 선호도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움직입니다.
금리차 확대는 그중 원화와 국내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 하나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한국은행의 숙제 우리나라 금리도 다시 오를까요?
한국은행도 이미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7월 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고, 8월 27일 다시 2.75%에서 3.00%로 인상했습니다.
그런데 미국까지 금리를 올리면서 한국은행이 고민해야 할 문제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환율과 물가를 생각하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지만, 국내 가계의 이자 부담을 생각하면 금리를 계속 올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말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 분기보다 25조9,000억원 늘면서 관련 통계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대출금리도 이미 높은 수준입니다.
8월 2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72~7.17%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에 7월 신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변동금리를 선택한 비중은 68.1%까지 올라왔습니다.
변동금리 대출은 기준이 되는 코픽스 등의 금리가 올라가면 일정한 금리 재산정 주기를 거쳐 대출자의 이자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선택이 쉽지 않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환율과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집니다.
반대로 금리를 그대로 두면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와 원화 약세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단순히 미국이 금리를 올렸다는 사실보다 연준이 추가 인상에 나설지, 원·달러 환율이 어느 수준에서 안정되는지, 국내 물가와 가계부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다음 FOMC는 10월 27~28일 예정돼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날지, 아니면 추가 긴축으로 이어질지 확인해야 할 다음 중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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