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9월 18일 기준금리를 기존 1.0%에서 1.25%로 올렸습니다.


무려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보통 금리를 올리면 그 나라 통화의 가치가 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발표가 나온 뒤 엔화는 오히려 다시 약해졌습니다.


“금리를 올렸는데 왜 엔화가 떨어지지?”


처음 보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 엔화 흐름부터 금리 인상 이후에도 엔화가 약해진 이유, 그리고 우리가 실제로 체감하는 100엔당 원화 환율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7월 엔저 → 9월 반등 → 다시 약세






엔화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먼저 최근 흐름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7월 말 달러·엔 환율은 163.99엔까지 올라갔습니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870원대였습니다.


이후 엔화가 반등하면서 9월 초 달러·엔 환율은 152.89엔까지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9월 18일에는 다시 157~158엔 수준으로 올라왔고, 100엔당 원화 환율은 880.27원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시기별 흐름을 보면


7월 말

달러·엔 163.99엔

100엔당 원화 870원대


9월 초

달러·엔 152.89엔

100엔당 원화 870원 안팎


9월 18일

달러·엔 157~158엔

100엔당 원화 880.27원


정도입니다.


여기서 달러·엔 환율을 볼 때 한 가지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달러·엔 환율은 숫자가 올라갈수록 엔화 가치가 약해진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1달러를 사는 데 150엔이 필요하다가 160엔이 필요해졌다면 그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죠.


7월에는 달러당 164엔 가까이 밀렸던 엔화가 9월 초에는 152엔대까지 약 7% 가까이 반등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다시 157~158엔대로 올라오면서 엔화가 약해진 상태입니다.







금리 올렸는데 엔화는 왜 떨어졌을까?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미 예상된 금리 인상이었습니다


이번 1.25% 금리 인상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결정이었습니다.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은 발표가 나오기 전에 예상되는 내용을 먼저 가격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일본은행이 실제로 금리를 올렸다고 해도 시장 입장에서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


에 가까웠던 것이죠.


여기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앞으로 금리를 빠르게 계속 올리겠다는 강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줬습니다.







이번 금리 결정도 만장일치가 아니라 7대2였습니다.


두 명의 위원이 금리 인상에 반대한 만큼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미국 금리가 여전히 훨씬 높습니다


엔화 움직임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준은 9월 16일 기준금리를 올렸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5%를 넘어섰습니다.


일본이 기준금리를 1.25%까지 올렸다고 해도 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금리 차이가 큽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같은 돈을 투자했을 때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달러 자산이 있다면 굳이 금리가 낮은 엔화를 보유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결국


금리가 높은 달러를 사고

금리가 낮은 엔화를 파는


기존의 흐름이 아직 완전히 깨지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이 금리를 올렸는데도 엔화가 생각만큼 강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일본의 재정 확대에 대한 부담입니다


일본 정부의 확장적인 재정정책도 엔화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계속 돈을 풀고 재정지출을 늘리는 상황이라면 일본은행이 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리기는 어렵습니다.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 정부와 기업, 가계의 이자 부담도 동시에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 역시 이런 부분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려도


“앞으로 계속 빠르게 올릴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남는 것입니다.


결국 현재 엔화 약세를 설명하는 가장 큰 축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라고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엔화가 계속 떨어지기만 할까?


반대쪽 힘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외환시장 개입입니다.


원문 기준 지난 7월 엔화가 달러당 164엔 부근까지 밀리자 일본과 미국이 공동으로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습니다.


일본 재무성 역시 7월 31일 미국 재무부와 공조해 엔화를 매수했다고 확인했고, 필요하면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달러·엔 환율이 다시 160엔에 가까워질수록 시장에서는 개입 가능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160엔이라는 숫자가 일종의 심리적인 경계선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일본은행 역시 큰 방향에서는 금리 인상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6월에는


0.75% → 1.0%


9월에는


1.0% → 1.25%


로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과거처럼 사실상 제로금리를 계속 유지하던 일본과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따라서 엔화가 계속 한 방향으로만 약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지금 엔화는 두 힘이 맞붙고 있습니다


현재 엔화 시장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두 방향의 힘이 서로 싸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엔화 약세 요인은


  • 미국의 높은 금리
  • 미국 국채금리 상승
  • 고유가
  • 일본의 재정 확대


등입니다.


반대로 엔화 강세 요인은


  •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 미국 금리 상승세 둔화
  • 160엔 부근에서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 일본 자금의 본국 회귀


등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느 한쪽으로 쉽게 방향을 잡기보다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생각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100엔당 900원 다시 넘어갈 수 있을까?


국내 투자자나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달러·엔보다 100엔당 원화 환율이 더 익숙합니다.


현재 원문 기준 100엔당 원화 환율은 880원대입니다.


여기서 심리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숫자가 바로


100엔 = 900원


입니다.


900원을 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상황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더 강해지거나


원화 가치가 지금보다 더 약해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현재 두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올리거나 미국 금리가 내려간다면 엔화가 강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 금리가 다시 상승하거나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져 원화가 약해지면 원·엔 환율이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 900원을 넘을지 여부를 한 방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BOJ가 금리 올렸으니 이제 엔화는 무조건 오른다?


이렇게 생각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금리 자체도 중요하지만 결국 환율은 일본 금리 하나만 보고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금리와의 차이, 미국 국채금리, 국제유가, 일본 정부의 재정정책,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까지 여러 변수가 동시에 영향을 줍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렸다는 사실은 엔화 강세 요인이 맞습니다.


하지만 미국 금리가 훨씬 높은 상태가 이어진다면 그 효과가 생각보다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엔화를 볼 때는 일본 기준금리만 볼 것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얼마나 빠르게 좁혀지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환전 계획이 있다면 한 번에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본 여행이나 엔화 투자를 위해 환전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 번에 모든 금액을 바꾸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환율 방향을 정확하게 맞히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환전하려는 금액을 나눠서


100엔당


  • 870원대
  • 880원대
  • 900원대


처럼 여러 구간에서 분할 환전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환율이 더 떨어지면 낮은 가격에서 추가로 환전할 수 있고, 반대로 환율이 올라가더라도 일부 금액은 미리 확보해 둔 상태가 됩니다.


결국 환율의 고점과 저점을 정확히 맞히려고 하기보다는 여러 번 나눠 접근하는 편이 변동성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1.0%에서 1.25%로 올렸지만 엔화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습니다.


금리 인상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었고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일본의 재정 확대 부담도 엔화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과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은 엔화가 계속 약해지는 것을 막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 엔화는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장이라기보다 여러 변수가 서로 밀고 당기는 구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렸으니 이제 엔화는 오른다”


라고 단순하게 보기보다는 미국 금리와 일본 금리의 차이, 달러·엔 160엔 부근의 움직임, 그리고 100엔당 원화 환율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당분간은 엔화의 일방적인 강세보다는 변동성이 큰 흐름을 염두에 두는 편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