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초보일수록 처음부터 큰돈을 투자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100만원을 투자해서 20%를 잃으면 손실은 20만원입니다.
하지만 똑같은 실수를 1억원으로 하면 손실은 2,000만원으로 커집니다.
매매 방법은 똑같았는데 투자금이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실수의 대가가 100배가 되는 셈입니다.
주변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주식을 처음 시작하면서 큰돈을 한꺼번에 넣었다가 하락장을 만나고, 손실이 너무 커지자 손절도 하지 못한 채 몇 년씩 계좌를 방치하는 경우입니다.
투자금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가면 작은 하락에도 마음이 흔들립니다.
처음에는 분명히 손절 기준도 정해놓고 투자 원칙도 세워놓았는데 막상 몇백만원, 몇천만원이 빠지기 시작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오르겠지.”
“여기서 팔면 진짜 손해잖아.”
결국 미리 세워놓은 원칙보다 본전 생각이 앞서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투자 실력이 어느 정도 확인되기 전까지는 손실이 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보 투자자에게 처음부터 필요한 것은 큰 수익이 아닙니다.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먼저입니다.
성과급 7억원 이야기가 나온 SK하이닉스 직원들
최근 SK하이닉스에서는 성과급 지급 방식과 관련된 임단협 수정안이 가결됐습니다.
기본 지급 방식은 현금 50%, 자사주 50%입니다.
직원이 원할 경우 주식 비중을 10% 단위로 조절해 최대 100%까지 선택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당시 시장의 높은 실적 전망을 토대로 임직원 1인당 성과급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계산도 나오면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일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예상 영업이익을 임직원 수로 단순하게 나눴을 경우 1인당 수억원 수준까지 계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물론 회사의 영업이익을 직원 수로 단순히 나눈 금액이 실제 개인 성과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성과급 규모가 워낙 커지다 보니 직원들의 투자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는 종목마다 물렸다는 직원 계좌가 등장했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SK하이닉스 직원으로 알려진 한 투자자의 주식 계좌가 올라오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캡처 당시 보유하고 있던 종목 대부분이 손실 상태였습니다.
보유 종목을 보면 테슬라, 삼성전자, 현대차, 한국전력, LS처럼 익숙한 대형주가 포함돼 있습니다.
반면 남선알미늄, 우리기술, SK증권처럼 기업 실적뿐 아니라 테마와 시장 수급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종목도 섞여 있었습니다.
공개된 이미지를 기준으로 계산한 매수원금은 약 1억1,544만원입니다.
평가손실은 약 3,447만원으로 추산됐습니다.
계산하면 손실률은 약 29.9%입니다.
3,447만원 ÷ 1억1,544만원 × 100 = 약 29.9%
1억원이 넘는 투자금에서 약 30%가 빠진 상황인 셈입니다.
문제는 종목보다 매수 가격과 대응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당 종목들이 무조건 나쁜 종목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문제는 어디에서 매수했고, 주가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을 때 어떻게 대응했느냐입니다.
공개된 계좌에서는 여러 종목의 손실률이 20%를 넘어선 상태였고 일부 종목은 손실 폭이 50% 안팎까지 커진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매수했을 겁니다.
기업이 좋아 보여서 샀을 수도 있고, 당시 시장에서 강하게 움직이던 테마를 보고 들어갔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예상과 다르게 주가가 계속 내려갔는데도 별다른 대응 없이 보유했다면 손실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초보 투자자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입니다.
살 때는 정말 열심히 공부합니다.
어떤 종목이 오를지 찾고, 뉴스도 보고, 차트도 확인합니다.
그런데 막상 사고 나면 가장 중요한 질문이 빠집니다.
“내 예상이 틀렸다면 언제 나올 것인가?”
매수 이유만 있고 매도 기준이 없는 것입니다.
손실 50%면 본전까지 100% 올라야 한다
손실이 커질수록 복구도 훨씬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주식이 50% 하락하면 50만원이 됩니다.
여기서 다시 50% 오르면 75만원입니다.
본전이 아닙니다.
50만원이 다시 100만원이 되려면 100% 상승해야 합니다.
손실 -50% → 50만원
50만원 × 2 = 100만원
즉 본전까지 필요한 상승률은 +100%입니다.
특히 테마와 수급의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이라면 다음 상승 시점이 언제 찾아올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종목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분산투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매수 이유와 대응 기준 없이 종목 수만 늘어난다면 분산투자가 아니라 손실 종목만 늘어놓은 계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7억원을 지금과 똑같이 투자한다면?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문제가 있습니다.
“앞으로 큰 성과급을 받을 수 있으니 몇천만원 정도 손실은 괜찮지 않을까?”
실제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공개된 계좌의 평가손실이 약 3,447만원이라면 수억원의 자금을 가진 사람에게는 감당할 수 있는 손실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금이 커진다고 투자 실력이 함께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현재 계좌와 똑같은 약 30% 손실률이 7억원의 투자금에서 발생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7억원 × 30% = 2억1,000만원
같은 매매 습관인데 투자금만 커지면 손실은 약 2억1,000만원까지 늘어납니다.
이래서 큰돈으로 투자하기 전에 자신의 투자 방식부터 검증해야 합니다.
잘못된 매매 습관을 가진 상태에서 투자금만 늘리면 수익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실수의 크기부터 커질 수 있습니다.
큰돈으로 투자한다고 실력이 빨리 늘지는 않는다
주식을 처음 시작할 때 많은 사람이 조급해집니다.
가능하면 빨리 큰돈을 벌고 싶고, 작은 수익으로는 성에 차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투자금을 크게 넣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내가 얼마를 투자했는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내가 물렸다고 해서 주가가 기다려주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큰돈을 투입하기 전에 먼저 갖춰야 할 것은 투자금이 아니라 기준입니다.
- 왜 이 종목을 사는지.
- 얼마까지 떨어지면 내 판단이 틀렸다고 인정할지.
- 목표가격은 어디인지.
- 한 종목에 얼마까지 투자할지.
- 손실이 발생하면 추가 매수를 할 것인지, 정리할 것인지.
이런 기준이 먼저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주린이는 작은 돈으로 시작해야 한다
초보 투자자가 작은 돈으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수익을 적게 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실수할 기회를 싸게 사기 위해서입니다.
투자를 처음 시작하면 누구나 실수합니다.
고점에서 따라 살 수도 있고, 손절해야 할 때 버틸 수도 있고, 급등주를 보고 충동적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 자체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투자금이 작을 때 이런 실수를 경험하는 편이 낫습니다.
100만원으로 한 실수와 1억원으로 한 실수는 배울 수 있는 내용은 비슷하지만 지불해야 하는 수업료는 완전히 다릅니다.
처음에는 작은 돈으로 자신의 매매 방식을 충분히 검증하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을 때 조금씩 투자금을 늘리는 방식이 더 현실적입니다.
내가 이 계좌의 주인이라면?
만약 제가 공개된 계좌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가장 먼저 종목별로 매수 이유부터 다시 확인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손실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파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보유해야 할 근거가 남아 있는지, 실적과 기업 가치가 달라진 것은 없는지, 단순히 본전 생각 때문에 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먼저 구분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투자 근거가 사라졌거나 단순한 테마만 보고 매수했던 종목이라면 비중을 줄이는 방향을 고민할 것 같습니다.
반대로 계속 보유할 근거가 충분한 종목은 2~3개 정도로 압축해 계좌를 관리하기 쉽게 만드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후 반등이 나올 때마다 일부 현금을 확보해 전체 투자금에서 현금 비중을 다시 만들어가는 식입니다.
핵심은 손실 난 계좌를 한 번에 복구하려고 무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왜 이런 계좌가 만들어졌는지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종목 선정이 문제였는지, 매수 시점이 문제였는지, 손절 기준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에 3,000만원을 잃은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7억원을 투자하면 손실 규모만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작은 돈으로 자신의 실수를 충분히 경험하고 투자 원칙을 갖춘 뒤 자금을 늘린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주식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 크게 버는 것이 아니라 큰돈을 맡겨도 흔들리지 않을 투자 습관을 먼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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